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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 개념적 이해

끌 vs 대패

끌과 대패는 공통적으로 쇠붙이로 된 ‘날’을 갖고 있다. 끌날과 대팻날을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연마 방법도 같다. 그러나 끌날 뒤에는 손잡이가 붙어있는 반면 대팻날은 대패집에 특정하게 고정되어 있다. 이것이 끌과 대패의 차이를 만든다.

끌날은 나무와 자유롭게 만난다. 한번에 깎아내는 양과 들어가는 각도에 제약이 없다. 모든 것은 끌을 잡고있는 손에 달렸다.

그러나 대팻날이 나무와 만나는 방식은 정해져있다. 대패집에 특정한 깊이와 각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가지 숫자: 절삭 깊이와 절삭 각도

대패로 할 수 있는 – 넓은 면의 평을 맞춘다거나 특정 면에서 일정한 두께만큼을 균일하게 깎아내는 – 일을 끌이나 샌더로 하기는 어렵다.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대패의 경우 대패 바닥이라는 기준면이 있고 대팻날이 그에 대해 일정한 깊이(절삭 깊이라고 하자)로 튀어나와 있다. 이 기준면과 그로부터의 절삭 깊이가 대패를 대패이게 한다.

한편 대팻날이 고정되어 있는 각도, 엄밀하게는 대팻날 윗면이 나무에 닿는 각도(절삭 각도라고 하자)는 대패의 성격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서양 대패의 표준 절삭 각도는 45도다. 시중에 저각 대패로 판매되고 있는 대패의 절삭 각도는 37도이고, 절삭 각도가 50도 이상이면 고각에 속한다.

절삭 각도가 낮을 수록 절삭이 잘 된다. 힘이 덜 든다는 뜻이다. 그러나 엇결에서는 결을 일으켜 뜯어내는 성향이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절삭 각도가 높아지면 절삭의 양상도 바뀐다. 깎아낸다기 보다 긁어내는 것에 가까워 진다고 할까. 대패를 밀기는 힘들어지고 절삭면의 매끄러움도 덜해진다. 대신 복잡한 결에서 결 뜯김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절삭 각도의 구현 방식

서양 대패는 절삭 각도를 구현한 방식에 따라 두가지로 나뉜다.

대팻날은 한쪽은 평면으로 두고 다른 한쪽에만 경사를 주어 연마하는데, 이 경사면(Bevel)을 위로 하여 장착하게끔 만들어진 대패가 Bevel-up 대패, 경사면을 아래로 하여 장착하게끔 만들어진 대패가 Bevel-down 대패다.

Bevel-up 대패의 대팻날은 대패 몸체에 직접 장착되는데, 장착 부위는 대패 바닥에 대해 12도 또는 20도의 각도로 가공되어 있다. 따라서 Bevel-up 대패의 절삭 각도는 ’12도 + 대팻날 연마 각도’ 또는 ’20도 + 대팻날 연마 각도’가 된다. 대팻날을 25도로 연마했다면 전자는절삭 각도 37도의 저각 대패가 되고 후자는 절삭 각도 45도의 일반 대패가 된다. 블록 플레인이 Bevel-up 대패에 속한다.

Bevel-down 대패의 대팻날은 대패 몸체에 고정되어 있는 프로그(frog) 위에 장착된다. 프로그의 대팻날 장착면은 대패 바닥에 대해 보통 45도의 각도로 되어있다. 대팻날의 경사면이 아래를 향해 있기에 Bevel-down 대패의 절삭 각도는 프로그의 각도인 45도가 되고 대팻날 연마 각도와는 무관하다. 벤치 플레인이 Bevel-down 대패에 속한다. 동양 대패도 이 분류에 따르면 Bevel-down 대패에 속한다.

Bevel-up 대패의 장점은 절삭 각도를 쉽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팻날의 연마 각도만 달리하면 된다. 대팻날을 여러 개 두고 쓰면 하나의 대패로 저각, 일반각, 고각을 구현할 수 있음은 물론, 극단적으로 스크레이퍼 대패로 쓸 수도 있다. 모든 Bevel-up 대패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모델이 날입 조정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는 것도 편리한 점이다.

Bevel-down 대패의 장점은 덧날(chip breaker)가 있다는 점이다. 덧날을 잘 맞추면 결 뜯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반면 프로그를 교체하지 않는 한 절삭 각도를 조정할 수 없고, 날입 조정도 프로그를 풀어서 옮겨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