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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 – 1

『김목공의 우드워크』 개정판을 낸다면 가장 먼저 손대고 싶은 부분이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에 대한 설명이다. 집필 당시 나 역시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보니 작업성과 가격, 외관 정도에 촛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

TIME-LIFE BOOKS에서 펴낸 The Art of Woodworking 시리즈 중 『Encyclopedia of Wood』라는 책이 있다. 목공에서 목재로까지 관심을 넓혀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 읽어볼만하다. (이 책을 먼저 읽은 후 Wood Handbook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어보길 권한다.)

다음은 이 책과 Wood Handbook에서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것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흔히 소프트우드를 부드럽고 가벼운 나무, 하드우드를 단단하고 무거운 나무로 이해하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basswood나 aspen과 같은 하드우드는 longleaf pine이나 douglas-fir와 같은 소프트우드보다 그 경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아래의 구체적 데이터를 통해 익숙한 수종 몇몇의 경도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북미산 주요 하드우드 경도(Side hardness. 함수율 12% 기준)

  • Ash, white : 5,900N
  • Aspen, quaking : 1,600N
  • Basswood : 1,800N
  • Cherry, black : 4,200N
  • Maple, sugar : 6,400N
  • Oak, northern red : 5,700N
  • Oak, white : 6,000N
  • Walnut, black : 4,500N

북미산 주요 소프트우드 경도(Side hardness. 함수율 12% 기준)

  • Douglas-fir : 2,300-3,200N
  • Hemlock, western : 2,400N
  • Pine, longleaf : 3,900N
  • Pine, red : 2,500N
  • Spruce, sitka : 2,300N

* Hardness-Generally defined as resistance to indentation using a modified Janka hardness test, measured by the load required to embed a 11.28-mm ball to one-half its diameter. Values presented are the average of radial and tangential penetrations.

(자료 출처 : Wood Handbook, Table 5-3a)

경도로써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를 구별할 수 없다면 침엽수는 소프트우드, 활엽수는 하드우드라는 또다른 상식으로 구별하는 것은 어떨까? Wood Handbook에 따르면 이 또한 전형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정확한 구별 기준은 아니며, 소프트우드는 겉씨식물(gymnosperms) 계통의 나무, 하드우드는 속씨식물(angiosperms) 계통의 나무로 구분하는 것이 식물학 상의 정확한 구분이라고 한다.

어렴풋이 생물시간에 배운 ‘종-속-과-목-강-문-계’와 ‘겉씨식물 vs 속씨식물’이 떠오르기도 한다. 목공인이 나무를 식물학적으로 구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식물학적 차이가 나무를 이루고 있는 세포 구성의 차이로 이어져 작업성과 작업물의 외관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나무를 미시적으로 이해하고자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빨대 다발의 비유다. 나무가 마치 빨대와 같은 길쭉길쭉한 세포들이 다발로 뭉쳐져 있는 것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비유다. 그런데 한가지, 소프트우드는 이 빨대가 크게 한 종류라고 뭉뚱그려서 볼 수 있는 반면 하드우드는 그 종류가 둘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소프트우드에서의 ‘빨대’는 헛물관(가도관, Tracheids)이라는 세포다. 헛물관은 소프트우드에서 나무 전체 부피의 90% 정도를 차지하며 각각 세포의 길이는 1에서 10mm에 이른다. 헛물관의 역할은 두가지다. 첫째는 수액(Sap)의 이동 통로가 되는 것이고, 둘째는 나무를 구조적으로 지탱하는 것이다. 헛물관은 서로서로 20-30% 정도 겹쳐지며 이어지는데, 이 겹쳐진 부분에 pit라고 하는 통로가 있어 뿌리로부터 줄기 끝까지 수액의 이동을 가능케 한다.

반면, 하드우드에서의 ‘빨대’는  물관세포(Vessels)과 섬유세포(Fibers) 두 종류이며, 앞서 소프트우드에서의 헛물관의 역할 두가지를 각각이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즉, 물관은 수액의 이동 통로로서의 역할만 하고 섬유세포는 나무를 지탱하는 역할만 한다. 물관세포의 직경은 보통 0.050에서 0.200mm 정도이며 길이는 0.1에서 1.2mm 정도인데, 물관은 이와 같은 아래위가 뚫린 원통(물관세포)을 길게 쌓아놓은 것이라고 보면 비슷하다. 섬유세포의 길이는 0.2에서 1.2mm 정도인데 평균적으로 같은 나무의 물관세포에 비해 2-10배정도 길다. 하드우드 목재의 물리적 특징(경도, 밀도 등)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이 섬유세포, 정확히는 섬유세포의 세포벽 두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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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Encyclopedia of Wood)

(다음에 계속)